군산공장홍보물

한국지엠은 비정규직 우선해고를 중단하고, 생존권을 보장하라!

군산공장홍보물 전체내용 PDF로 보기

군산공장 정규직, 비정규직, 사무직 노동자 여러분! 저희들은 한국지엠 부평, 창원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입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금속노조 조합원들입니다. 저희들이 이렇게 군산공장에서 선전전을 하게 된 이유는 지금 군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해, 더 이상 멀리서 지켜볼 수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듯이 한국지엠은 유럽에서 2015년까지 시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1월부터 2교대로 운영되는 군산공장을 1교대로 전환 및 1100명의 인원감축을 요구해왔습니다. 노동자들의 반발로 1교대로의 전환은 포기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 했지만, 실상 인원감축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2월 20일 한국지엠 군산공장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군산공장 정규직지회와 사측의 노사합의가 전격 발표되었습니다. 그 주요내용은 군산공장 JPH(시간당 생산대수)를 낮추면서 2교대를 유지하되, 정규직을 전환배치하고 비정규직은 순환휴직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규직을 부평, 창원, 정비로 전환배치 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이 주로 일하는 KD와 PDI 비정규직 공정에 정규직을 전환배치 하는 것은 사실상 비정규직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합의문에는 총고용이 보장될 수 있다는 문구가 있고, 3개월 유급휴직과 6개월 무급휴직, 퇴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재취업노력등의 문구가 있지만, 이것은 첫단추부터 잘못끼운 미봉책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무급순환휴직은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습니다. 국가의 지원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생활임금도 안되는 돈으로 6개월을 버티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일자리를 빼앗긴 상태에서 순환휴직이 끝나는 9개월 후에는 돌아갈 일터가 없는데, 어떻게 마냥 기다리겠습니까? 지난 2008년 미국발 경제공황의 여파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는 열심히 일해왔던 비정규직노동자 1000여명이 사실상 해고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유급휴직, 무급휴직으로 진행되었지만, 결국은 원하청의 막무가내 희망퇴직 종용으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생계유지 때문에 쥐꼬리만한 위로금과 함께 정든 일터를 떠나야 했습니다.

한국지엠은 비정규직 우선해고를 중단하고, 생존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한국지엠은 얼마전까지 5년간 8조원을 투자하고,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노동자들과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2015년까지 시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한다고 하고, 20만대 이상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군산공장에서 10만대만 생산하겠다고 하면서 고용을 미끼삼아 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있습니다. 쉐보레에서 가장 잘 팔리는 크루즈를 갑자기 반토막 생산을 해야 할 정도로 물량이 없는 것일까요? 의도적으로 물량을 배정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이에 대해 한국지엠은 답변하지 않고 있고, 오로지 지엠의 결정이라는 무책임한 태도만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종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높은 노동강도를 조금만 줄이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킬 수 있지만, 지엠자본은 그러한 대안에 대해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통상임금 문제로 비용이 많이 든다느니, 제조원가가 많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느니 하면서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고, 또 한편에서는 통상임금 소요비용, 유럽쉐보레 철수비용을 회계에 반영하여 마치 한국지엠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에만 바쁩니다. 한국지엠은 공장이 잘 돌아갈 때는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위해 비정규직을 뽑았다가, 물량이 없다고 일회용처럼 취급하여 공장에서 쫓아내길 반복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은 더이상 비정규직을 일회용 취급하지 말고,  비정규직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정규직 노동자여러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정규직 전환배치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무급휴직은 사실상 비정규직에 대한 해고로 이어집니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이 중요한 만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중요합니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평에서는 상시적인 인원감축으로 억지로 퇴사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자살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한국사회에서 해고가 어떻게 노동자들을 벼랑에 내모는지 쌍용자동차를 통해서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매번 자본은 회사가 어렵다고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결국 그 희생양은 비정규직이 되는 현실을 이제는 바꾸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말로만 총고용보장이 아니라 비정규직 일자리를 빼앗지 않는 총고용보장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군산지역에서 얼굴 맏대고 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노사합의는 첫단추를 잘못낀 합의이며, 한국지엠의 구조조정에 맞선 노동자들의 대응을 매우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조만간 구조조정 상황이 또다시 부평, 창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때마다 비정규직의 고용을 위협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당장의 휴업은 줄일 수 있을지라도 가장 큰 힘이 되어야 할 노동자 투쟁의 정당성은 사라지고, 노동자들의 단결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노사합의를 철회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누가 대신해주길 바라지 말고 노조로 단결합시다!

군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앞서 우리는 최근 있었던 노사합의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생존권은 우리가 나서야 하나라도 더 지킬 수 있습니다. 한국지엠은 처음에 1100명을 줄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인원은 조금 줄어들겠지만, 한국지엠은 여전히 엄청난 인원을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버립시다.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노조로 뭉치고 단결하는 것만큼 현재의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은 없습니다. 비정규직노조를 만듭시다! 잘못된 결정에 문제제기하고, 좀더 나은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냅시다. 한국지엠 부평/창원 비정규직지회가 함께 하겠습니다. 비정규직 철폐를 바라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할 것입니다!

Posted in 지회소식지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