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호]한국지엠지부 제23대 임원선거를 맞아 각 선본에 드리는 비정규직지회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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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호>  2013년 8월 23일(금)

  • 한국지엠지부 제23대 임원선거를 맞아 각 선본에 드리는 비정규직지회의 제안

공장에서는 한창 한국지엠지부 제23대 임원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여느 때와 달리 7팀의 후보들이 나와, 한국지엠발전전망, 주간연속2교대의 완성, 복지향상, 이를 쟁취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실현하는데 적임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히 주요한 공약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몇몇 선본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앞당기기 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지만 부족해 보인다. 왜냐하면 비정규직 문제는 몇몇 선본, 현장조직의 관심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 아니라, 정규직, 사무직, 비정규직 전체 노동자들이 공통의 인식을 가지고 노력할 때 힘있게 쟁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지엠지부가 사무직 노동자들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모든 현장조직과 노동자들이 찬성을 했기 때문에 힙있는 통합이 이루어진 것을 본다면,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어느 후보가 제23대 집행부가 되더라도 최소한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다음의 과제를 실현하는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

2013년! 1사 1조직 실현의 원년으로!

지난 2008년 한국지엠지부 단협상 조합원 가입대상을 ‘공장내 전체노동자’로 규약을 개정한 이후 6년이 지났다. 미비실무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의원대회를 통해 비정규직을 포함한 1사1조직을 완성하기로 한 규약도 사문화되어가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지속하려는 것인지 우려된다.
다행히 작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을 포함하는 1사1조직 안건이 처음으로 상정되었지만 안타깝게도 통과되지는 못했다. 작년에 비정규직지회에서 안건을 제안한 배경은 적어도 한국지엠에서는 1사1조직을 통해 조금이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가입을 쉽게하자는 것이었다. 노동조합을 통해서 불안한 고용을 조금이라도 지켜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향상시키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비정규직조직화가 우선이고 1사1조직은 나중이라는 논리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1사1조직을 하지 말자는 말이 될 수 있다. 비정규직 조직화와 1사1조직은 같이 가는 것이다. 올해 대의원대회에서는 반드시 1사1조직을 완성하는데 모든 선본이 앞장서 주길 바란다.

주간연속2교대! 비정규직 동일적용 이행

현장에서는 2014년부터 주간연속2교대제가 시행된다는데 비정규직은 어떻게 되는거냐는 걱정이 많다. 잔업 없어지면 그야말로 비정규직은 시급 5천원 남짓의 최저임금노동자와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올해 임금협상에서는 주간연속2교대 비정규직 동일적용이 요구안으로 제시되었지만, 아쉽게도 명문화되지는 못했다. 결혼해야하고, 애들 키워야하고 들어가는 돈은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이 다르지 않다. 임금저하로 토요일, 일요일 특근을 강요받는다면 주단연속2교대가 아니라 주6일근무로 퇴행하는 것이다. 주간연속2교대가 정규직만의 심야노동철폐로 이어진다면 사회적 지탄도 피하기 아렵다. 2014년 1월 1일 주간연속2교대가 실시되기 전 반드시 동일적용될 수 있도록 모든 선본이 앞장서야 한다.

정규직 비정규직 공동활동 강화

위 두가지 사안 이외에도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과제들은 많다. 획기적인 임금인상, 노동강도의 완화, 상시적인 고용불안 해소, 불법파견 정규직화, 학자금을 포함한 복지 확충 등등이 그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하기 어렵다면, 상시적인 공동논의와 공동활동을 하는 기틀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22대 집행부에서는 원하청노동자연대회의를 구성하여 활동했다. 복직문제, 비정규직 고용불안 문제, 실태조사사업 등을 진행했는데,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제23대 집행부는 원하청노동자연대회의를 더욱 강화하여, 일상적인 비정규직철폐사업을 논의하고 실천하는데 중점을 두기를 제안한다.

한국지엠 미래발전전망. 중요하다! 주간연속2교대 완성.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발전전망을 논의하는 와중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물량축소, 전환으로 공장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항시적인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주간연속2교대 완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저하, 강제특근의 미래에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미래발전전망도, 주간연속2교대도 절대 완성되지 못한다. 전망을 논의하고 정책을 이야기할 때, 항상 정규직, 사무직, 비정규직의 상황을 똑같이 염두에 두면서 노동자로서 일할 맛나는 공장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

  • 비정규직 지회 설립했지만 7년의 공백 커 “비정규직 처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지회는 지난 2011년 2월 2일 한국지엠과 비정규직지회조합원 15명에 대해 전원복직을 합의하였고, 그 결과로 올해 2월1일부로 6명, 그리고 7월31일부로 7명이 복직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두명도 올해안에 복직을 완료하게 된다. 복직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 정리해 보았다.

여전히 노동강도 높아, 잔업특근은 선택 아닌 의무

한국지엠의 노동강도는 높기로 악명이 높다. 간단하게 비교하면 노동자의 숫자는 현대자동차의 절반도 채 되지 않지만, 생산량은 현대차와 거의 비슷하다. 적은 인원으로 많은 생산을 하면 생산효율이 높아 임금이라도 더 줘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지난 7년간 공장밖의 세상은 비정규직을 철폐하자며 수많은 사람들이 싸웠고, 수많은 시민과 단체들이 비정규직 철폐 요구에 동의하고 함께했다. 그 결과로 지난 대선에서는 모든 대선 후보가 자신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노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현실은 여전히 똑같다. 분명 공장밖과 공장안을 다니는 사람은 같은 사람인데 공장밖과 공장안의 인식의 온도차이는 너무도 크다.
비정규직이 하는 일은 갑자기 생겨난 일들이 아니다. 대부분 정규직이 하던 일들을 비정규직으로 넘기면서 그 일들을 인계받게 된다. 그런데 정규직이 하던 TO보다 적게 비정규직에게 넘기면서, 비정규직은 더 높은 노동강도에 신음하게 되는 것이다.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이 일할 수밖에 없는데, 쉬는 것도 동료들의 눈치 때문에 맘대로 하지 못한다. 한국지엠은 비정규직이 한국지엠의 동반자라며 말로만 떠들지 말고, 충분한 인원부터 투입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주장은 지회가 설립되기도 전인 2007년 이전부터 꾸준하게 나왔던 주장이다. 강산은 한번이나 바뀌었을 법 한데, 비정규직의 현실은 여전히 정지 되었거나, 후퇴하고 있다.

정규직은 30원 비정규직은 300원

무슨 이야기냐면 공장안 세탁소 이야기다.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름때가 묻기 마련이고, 집에 가져가서 세탁기에 돌리기엔 때가 너무 잘 안빠진다. 그래서 자주 맡기는 곳이 사내 세탁소다. 그런데 사내 세탁소에도 차별은 존재한다. 여름작업복을 기준으로, 정규직의 옷한벌 세탁비는 30원, 비정규직은 300원이다. 무려 10배가 넘는 차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비정규직이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임금도 받는다는 것은 모두가 알텐데, 그런 비정규직한테 세탁비를 10배나 높게 받는다?  이런 황당하고 소소한? 차별은 공장안에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런 차별들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임금은 언제나 최저임금보다 조금 상회한다.

비정규직이 대거 입사한 2003년도에도 임금책정단위의 기본인 통상시급은 당시 최저임금보다 약 백원정도가 높았다. 비정규직이 노조를 결성하고 투쟁을 시작했을때도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비정규직들은 해마다 10월 즈음에 임금이 오른다. 왜냐하면 업체의 재계약이 9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올해 임금인상도 과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면, 내년 1월1일부로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5210이니까 그것보다 조금 상회할 것이다. 여전히 그 시급으로는 잔업에 주말특근을 빠지지 않고 나와도 실수령액은 200만원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입사한지 10년이나 신입이나 임금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비정규직은 기본적으로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로지 시급만 있을 뿐이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연차수에 따라 해마다 5000원씩 수당이 붙는데 그것마저도 3만원이 상한선이다.

상시적인 고용불안 여전해

지엠이 한국지엠에 신차를 배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가장 큰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 또한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이 일하는 공정은 언제나 몇 년안에 단종될 라인이나, 회사가 사외 외주화를 염두해둔 공정들이다. 그렇기에 공장이 쉴새없이 잘돌아가도, 물량이 없어도 관계없이 고용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불안은 2006년말부터 끊임없이 있어왔다. 비정규직이라고 언제까지 저임금에 높은 노동강도에 일을 하면서도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가?

  •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울산 희망버스 두 번째 시동

법은 사라졌다.
법원은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지엠, 금호타이어등 수많은 사업장에서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내였다. 그런데 불법파견을 시정하는 사업장은 한군데도 없다. 그렇다고 처벌을 받은 사업장도 없다. 더 이상 법은 이 나라에서 힘을 가지고 있는 자본가들에게 법을 강요할 수 없게 되었다.

불법대마왕 정몽구부터 처벌시키자
현대차 비정규직이 불법파견이라고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지 3년이 흘렀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법기관은 현대차를 어쩌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어디 현대자동차 뿐만 이겠는가? 한국지엠 또한 말할 것도 없고, 거의 모든 제조업 사업장은 불법파견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사법당국은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만 탄압하고 있다. 법이 법으로서 제기능을 하도록 시민과 노동자들이 나서서 희망버스를 기획했다. 지난 울산 현대차 희망버스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희망버스를 두고 언론에서는 사측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보도 하지 않으면서 ‘절망버스’, ‘폭력버스’라고 매도질을 하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이 다시한번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이번 울산 희망버스는 8월 31일(토) 출발한다.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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