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기아자동차 지부는 1사1노조 분리총회를 철회하라!

<성명서> 기아자동차 지부는 1사1노조 분리총회를 철회하라!

지난 기아자동차 지부는 임시총회에서 1사1노조에 존속 여부를 총회안으로 상정했다. 우리는 이러한 결정사항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 했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의 단결을 통해 수십년 성장해온 노동조합의 역사가 송두리째 부정당할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을 조직했다. 작게는 노동조합을 통해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고, 크게는 우리를 둘러싼 삶을 바꾸려고 노력해 오고 있다. 우리는 같은 노동, 아니 더욱 열악한 노동을 하면서도 노동조건은 형편없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의 삶을 조직하지 않고서는 노동자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비정규직을 조직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비단 사측의 횡포와 갑질만은 아니었다. 사측이 만들어놓은 차별이 어느새 조직 내부에서 구별짓기로 이어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정규직은 비정규직을 고용방패로 인식하게 되었고, 열등한.. 한단계 아래의.. 등등의 차별적 인식이 무의식속에서 반영되기 시작했다. 정규직이 보기에 비정규직의 요구와 투쟁은 그저 불편한 것이었다.

우리는 금속노조 각 단위사업장에서 발생한 불합리한 상황을 자주 목도했다. 정규직이 파업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비정규직이 파업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비정규직이 현장에서 큰소리를 내고 자신의 요구를 외치는것도 불편해 했다. 심지어 반말하는 정규직에게 뭐라고 따지기라도 하면 ‘싸가지 없는 놈’이라는 욕설을 듣기도 한다. 그리고 총고용 보장, 임금인상을 외치면 순서는 언제나 정규직부터였다. 우리는 그렇게 노동조합 조직 내부에서도 2등인생 혹은 3등인생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규직과 함께 하는 투쟁과 연대, 마찬가지로 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비정규직과 함께하려는 의지를 통해 조금씩 노동자간 차별의 간극을 메우고 왔었고, 이 과정을 통해 노동자 단결의 정신을 조금씩 만들어 왔었다.

그런데 이번 기아차 임대에서 가결한 1사1노조의 분리 총회 상정은 그간의 노동자 단결의 과정을 훼손하는 것으로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노무관리의 기본은 분열이고, 노동조합의 기본은 단결이다. 노동자 내부에 차별이 존재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차별을 좁히는 과정이 부담스럽거나, 불편하다고 노동조합을 분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비정규직의 생존권을 달린 상황에서 1사1노조 분리총회는 반 노동자적이다. 금속노조 비정규직 대표자들은 기아차 지부가 다시금 비정규직의 입장에서 현장에서 발생한 갈등의 원인을 곰곰이 생각하기를 원한다. 차별을 당연시 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2등인생 취급을 한다면 노동자들의 단결은 요원한 일이 되고, 사측에게 이로운 일만 해주고 말 것이다. 차별은 극복해야 하고, 차이는 서로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부정한다면 기아자동차지부의 자랑스런 투쟁의 역사와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다. 이제라도 기아자동차 지부는 1사1노조 분리총회를 당장 철회하라!

2017년 4월 25일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기륭전자분회,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아사히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군산비정규직지회, 현대자동차아산사내하청지회, 현대자동차울산비정규직지회,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현대제철순천비정규직지회, 현대제철당진비정규직지회,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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