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국지엠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해고로는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총고용을 사수하자!

《한국지엠 군산·부평·창원 비정규직지회 공동성명서》

한국지엠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해고로는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총고용을 사수하자!

한국지엠이 지난 수년간 물량축소를 진행하면서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통제하려 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이다. 한국지엠은 정규직 노동자 에게 악마의 목소리로 속삭인다. “비정규직을 해고하면 공장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그러나 비정규직을 대량해고 한 군산공장 노동자의 삶 은 조금이라도 나아졌는가? 반복되는 휴업은 여전하고 공장만 축소되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사람이나 쫓겨난 사람이나 마음만 망가져버렸다.

한국지엠 사측이 한국공장을 축소하고 생산하청기지로 전락시키려는 행보는 오래된 것이다. 그리고 군산에서 시작된 구조조정이 부평으로 그리고 창원으로 넘어오고 있다. 항상 그렇듯이 구조조정의 첫 번째 희생양은 비정규직이다.

부평의 경우 조립2공장 서열서브를 하는 업체인 ‘청한’이 12월 말일부로 13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난 11월 30일 계약해지를 통 보했다. 말이 계약해지이지, 절차도 제대로 밟지 않은 사실상 정리해고다. 또한 엔진부에서는 S200, GEN3 엔진조립라인의 1교대가 확정되면 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도 1교대 또는 인소싱의 위기에 놓여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차체는 T25X가 12월 25일부로 단종에 들어간다. 결 국 이것도 사람을 빼는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방청장도, 조립2공장 랩가드도 인력을 줄인다고 한다. 인천KD와 부평KD도 예외는 아니 다. 최근에만 40명의 비정규직노동자가 해고되었고, 남은 인원조차 여전히 인천KD 외주화설 등으로 인해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창원공장도 지난 10월 엔진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50여명이 구사양 단종으로 인해 한꺼번에 계약해지가 되었다. 알다시피 군산은 지난해와 올해 천 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해고되었고, 현재 군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외롭게 천막농성을 이어가며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문제는 구조조정이 이미 진행 중이고, 위기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번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또한 현재의 위기가 한국지엠만의 문제도 아 니라는데 있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2008년 미국발 세계경제위기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위기의 본질은 과잉생산과 이를 소비 할 수 없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양산에 있다. 따라서 자동차 산업도 이러한 현상을 빗겨갈 수 없고, 현재의 상태가 한동안 지속되거나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물량이 없으면 구조조정과 해고를 인정해야 하는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물량확보=고용안정’의 프레임으로는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현재와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오히려 물량이 충분히 확 보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그런데 경제가 성정하지 못한다고, 그래서 물량이 충분치 않다고 노동자들이 모두 굶어 죽을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사람의 목숨 값은 한국지엠 사장도, 정규직 노동자도, 비정규직 노동자도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물량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한국지엠의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의 보장을 쟁취하는 것이 훨씬 더 시급한 일이 되었다. 물량이 없다고 구 조조정을 하고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다시 물량이 없다고 구조조정과 해고를 하는 악순환은 한국지엠 사측의 공장축소 의도와 일치하기 때 문이다.

12월은 한국지엠의 거의 모든 하청업체들이 한국지엠 원청과의 도급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다.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엄동설한의 추 위보다 고용불안이라는 추위에 떨고 있다. 총고용 보장쟁취 투쟁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투쟁이다. 그리고 지엠의 공장축소에 맞설 수 있는 유 일한 대응책이다. 따라서 사측의 한국지엠 공장축소 전략에 맞서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호소한다. 비정규직 의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한국지엠 노동자 전체의 고용을 유지하는 효과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오래된 고용불안의 악순환을 끝장낼 유일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지엠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 획책을 즉각 중단하고 총고용을 보장하라. 우리는 비정규직이 일회용 소모품이 아 닌, 한 명 한 명 사람으로 대접받기 위해 총력을 다해 저항하고 투쟁할 것이다.

2015년 12월 3일(목)

전국금속노동조합 전북지부 한국지엠군산비정규직지회
인천지부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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